
군부가 국가를 좌지우지하고 군부 총사령관이 정부수반이 돼서 정책을 진행한다는것 자체가
군국주의국가, 군부 독재정치인데 (원래 행정부 수반이 군통수권자가 되어 군을 제어해야 한다)
이 군부 독재에 대한 강철의 연금술사 작중 서술이나 태도도 '군인들은 간지나고 멋지고 능력있고 효율적인 엘리트들인데 어쩌다가 부패한 소수의 늙은이들이 자리를 잡고 방향을 잘못 잡아서 잡음이 좀 생긴거지 젊고 유능하고 인기많은 군인이 군부의 탑에 오르면 아무 문제 없음'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이것에 대해 큰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곤 한다

왜냐하면 한국인에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가 3연타로 좋지 못한곳을 스쳐버렸기 때문이다.
그럼 일본인들은 여기에 왜 이상함을 못느끼냐 하면 얘네는 지나치게 오랜 기간동안 왕이 군대를 갖는게 아니라 군벌이 승리해서 허수아비 왕을 차지하고 나라를 손에 넣고 좌지우지하는 형태의 기이한 국가가 세계 2차대전 종료 직전까지 이어져서 이상한걸 못느끼게 AI 설정이 되어버렸다 Aㅏ...
애초 강철의 뼈대 설정인 "특수한 능력을 가진 미성년자가 군대에 징집되어 장교에 준하는 대우를 받으며 군부에서 하달한 임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금기에 관련된 개인적 목표를 추구해나간다" 자체가 군부독재+소년병의 콤보다. 이게 연금술이라는 초상능력st 특수효과와 주연들이 백인의 외모를 하고 있는 일본 소년만화라 눈치를 못챌수 있는데 배경만 잠깐 아프리카나 중동으로 갖다놓으면 바로 허미 이게 뭐야 미친것 소리 나오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이것만 해도 어질어질한데 주인공들이 소속된 백인종들은 그 국가의 원주민, 선주민이 아니다. 종교/문화는 물론이고 딱 보기에 인종부터가 다른 원주민들이 인종청소당하고 차별당하는데 거기에 대한 태도는 '어 쫌 안됐네 그치만 폭력은 나빠요오오. 비록 소수자에 차별은 심할지언정 제도권 내에서 참고 견디며 열심히 노오오오오력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회 구성원이 되면 어떨지?'가 그나마 긍정적으로 쥐어짜 해석한 태도다.

UHC CEO 암살범 루이지 만지오네가 미친듯이 각광받는 이 시점에 스카에 대한 작내 취급을 보면 의아해지다 못해 억울해질 지경이다.
민간인을 타겟으로 삼지도 않고 군부 고위장성만 노리고 다니는 게릴라 독립군을 공포의 무차별적 테러리스트 취급하다가 사실 얘도 민간인을 해친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호모나 세상에 게이모람 그게 주인공 지인의 부모님이고 하필 엄청나게 비극적이게도 선의로 NGO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지 않았겠어요?! 이런 천인공노할 범죄자! 로 몰고가는데 이쯤되면 정신이 흐려진다.
한국인들이 여기서 ??? 스카가 왜 악당이야? 하다가도 윈리 부모님탓에 말도안되는 불합리한 죄의 뿌요뿌요 쌤쌤논리가 성공적으로 먹혀버린다. 아아 유교의 얼이여... 그렇지 부모의 원수와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법이지...
그러나 국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진 인종청소와 인종학살 피해자가 그에 대한 원한 및 착란으로 일으킨 범죄는 동치가 아니며 이 둘이 상쇄되는것도 아니다.

일본인들은 왜 이렇게 죄의 뿌요뿌요를, 그것도 같은 체급의 죄가 아니라 노골적으로 저울이 한쪽으로 기우는 뿌요뿌요를 진리인것처럼 떠받드는지 모를 일이다. 저놈이 내 부모 살인을 저질렀어도 분노한 내가 저놈의 집 울짱을 부쉈으면 너도 나도 똑같이 죄를 지었으니 쌤쌤으로 치자고 딜을 걸 놈들이 아닐수 없다.

애초에 서술부터가 군부에 엄청나게 호의적이다. 대놓고 잔혹행위에 고문, 테러 등 전쟁범죄를 주저없이 아낌없이 벌이는 킴블리 같은 경우도 간지나는 배드애스롤 정도로 두고 있는 것부터가 기함할 일인데
잔혹하고 끔찍한 전쟁의 상처를 딛고 힘차게 살아가는 사람들 > 이게 전쟁 PTSD를 딛고 살아나가는 민간인들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참전 군인들에 대한 묘사다. 그런데 이제 여기 내전과 인종청소를 함께 곁들인.
전쟁에 대해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전쟁때문에 전쟁 이후의 일상에도 금이 갔다. 내 소중했던 일상을 돌려달라'고 강변하고 주변에서 그걸 보고 '저런, 정말 힘드셨겠군요. 이 사람도 한 사람의 인간인데 이렇게 힘든 심정적 고충을 겪었어!' 이러고 있는데 이 PTSD를 호소하는 사람이 전쟁 피해자, 인종청소 피해자가 아니라 독재군부 산하의 인체실험 연구소에서 열심히 부역한 사람이다. 롸?

인종청소용 대량학살에 특화된 특수전 스페셜리스트로 군공을 세워 고속승진한 군인 > 뭐야 제노사이드 인종청소자 전쟁범죄자잖아 저리 가요
그런데 이 군인이 젊고 잘생기고 능력있고 개인적 매력은 물론 카리스마가 특출난 우리의 친구랍니다! > 롸?
그는 전쟁을 수행하며 이 군부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깨닫고 군부의 탑에 올라 군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로 마음먹었어요! > 미친놈 아이가 국제 형법재판소에서 재판이나 받고 형이나 치뤄라!
그리고 이게 로이 머스탱이다. 실제로 그는 그의 야망을 이루는데 성공했고 이후로 암살도 당하지 않는다.

전쟁의 상처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전부 다 하나같이 군부-기존체제의 입장에 서있는 사람들인데 이들의 '개인적 피해'를 굉장히 감정적으로 연출해서 그를 바탕으로 전쟁의 비극을 말하는 동시에 군부와 군인은 좋은 사람들이고 인간적인 사람들이라고 강변한다.
일반적으로라면 여기서 이상함을 느껴야 하지만 소년병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며 능력있고 유쾌한 좋은 친구들인 군부 멤버들에게 익숙해지고 애정을 갖게되는 독자들은 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아주 교묘하게 독자의 눈을 가리는 방법이다.
강철의 연금술사는 군부의 반대편에서 짓밟힌 피해자나 인종청소당한 원주민, 제도적으로 폭력을 겪고 차별을 당하는 사람은 절대 조명하지 않는다. 단지 개인의 영역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한명의 사회구성원으로 남들에게 받아들여지도록 힘쓰라고 얘기할 뿐이다.
"시스템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단지 운전대를 잡은 일부 혹은 부패한 소수의 문제이므로 이들을 교체하고 소수자가 사회에 동화되려는 노력을 하면 우리 사회는 문제없이 돌아간다!" > 이것이야말로 보수-우파의 세계관이고 레토릭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게 재미난 만화에 비벼져 독자의 입으로 술술 들어가 소화되는 것이다.
거기다 작내의 전쟁이라는게 선제타격을 한 타국과의 방어전 뭐 이런것도 아니다. 잘 봐줘야 내전이고 현실은 그냥 인종청소인 대량학살이라 소수자에게 국가폭력을 일방적으로 휘두르는 것일 뿐인데 이걸 갖고 전쟁의 상처 얘기해봐야 여전히 롸? 싶어지는 것이다. 애초에 군부를 안 굴리고 인종청소를 안했으면 되는 일 아니냐?
스토리가 후반부로 가면서 나오는 멸망한 제국의 백성들(현자의 돌 재료)은 국가적 폭력 및 학살의 피해자고 인종도 백인종이라 그런지 의외로 피해자 조명을 하는거 같아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것인가 지켜보았다. 그리고 도출된 결론은... 무려무려 '수십만명을 개별적으로 1:1 면담 들어가서 개인적인 합의를 받아내고 이걸 다시 만장일치 의제로 이끌어서 사람의 목숨을 재화로 소비한다!' 였다. 이게 실화냐?

체제 시스템 구조가 주도적으로 사람을 학살해서 인간의 생명을 에너지원 혹은 재화로 쓰는 형태인데 이걸 어떻게 구조적으로 해결하거나 금지하는게 아니라 개인 대 개인으로 접근해서 일괄 합의를 받아내고 재화로 소비하면 문제없쓰!가 되니까 이제 사람이 아연해질수밖에 없다.

물론 강철의 연금술사는 상업대중서사물-까놓고 말해 일개 만화-인만큼 완결된 서사로 재미랑 독자의 호응을 같이 잡아내야 하는 한계가 있다. 그냥 소년만화 하나에 지금까지 인류 누구도 제대로 근절 못한 국가폭력, 보수의 폐해, 제국주의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으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류역사상 그걸 명쾌하게 해결한 이가 없는 현재진행형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철은 그렇게 면벌부를 주기에는 너무나도 적극적으로 시스템 측에'만' 서서 말한다. 모든 문제는 사악한 개인(혹은 소수자)의 범죄, 음모, 일탈행위일 뿐이고 이 단일한 외부의 적 혹은 내부의 적에 맞서서 힘을 합쳐 싸운뒤 (이 문제는 매우 심대한 국가적 규모이므로 모두가 일단 동의하고 힘을 합쳐줘야만 이겨낼 수 있다) 기존 피해자에게 일어난 문제는 개인적으로 합의보세요~ 라는 태도가 지나치게 노골적이다.
하다못해 나루토도 이렇게까지 해서 닌자짓 해먹어야 하는거냐고 시스템에 대한 성토 정도는 한다. 물론 이쪽도 내가 호카게가 돼서 이 부조리를 없애겠어! 로 흐르다가 소수자가 다수결에 숙이고 들어와라!로 끝나긴 하지만.
아무튼 사람들이 말하듯 소여사 아라카와 히로무가 딱히 은수저나 백성귀족에서 구일본군을 옹호선망하는 태도를 갑자기 드러낸게 아니다. 찬찬히 짚어보면 그는 데뷔작인 강철의 연금술사에서부터 이미 대놓고 뚜렷하게 그의 세계관과 정치적 태도를 드러내놓은 셈이다.

책날개에서 참전군인 인터뷰를 위해 구일본군 인터뷰를 했다는 얘기나 사죄와 배상 드립을 친게 소소하게 문제가 되는 정도가 아니라 작가는 그냥 처음부터 자신의 우익적 제국주의적 성향을 풀로 드러냈다. 단지 한국인이 그걸 읽어내지 못한 것일 뿐이다. 물론 작가가 상당히 교묘하게 서술하며 의도적으로 독자의 눈을 가리고 있다는 점이 변명의 여지가 될 수는 있겠다.


황금색으로 장식된 특별권 매번 사들이던 시절엔 이런거 전혀 못읽어내고 그냥 소년만화적 즐거움만 즐겼는데 시간이 흐르고 다시 보니까 이런게 너무 잘, 그것도 해상도 높게 보여서 책장에 있는 강철의 연금술사는 봉인된 지 오래다.
| 쓴 글 싹 다 날리고 블로그 정지당한 게 벌써 두 번째다 (2) | 2025.08.01 |
|---|---|
| 똥망작 대신 읽어드립니다-반딧불이의 혼례 (10) | 2025.06.10 |
| 똥망작 대신 읽어드립니다 - 나의 행복한 결혼 (다이쇼 로망편) (5) | 2024.12.29 |
| 똥망작 대신 읽어드립니다 - 나의 행복한 결혼 (여성 혐오편) (2) | 2024.12.28 |
| 계엄군+경찰 천태만상 : 이 나라의 특수군인은 절대 나를 지키지는 않을 것이다 (feat.twitter) (2) | 2024.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