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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램프(CLAMP)의 야스쿠니 사랑 : 친한파(지한파)라고 해서 역사관이 멀쩡한 게 아니다

싫은 것이 싫어서

by gonna 2024. 10. 1.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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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캡터 체리, XXX 홀릭 등등으로 대중에게 유명한 만화가 그룹 클램프는
꽤 오래전 '신춘향전' 이라고 하는 춘향전 모티브의 단권 창작물을 낸 적도 있는 나름대로 지한파 일본인들이다.
 

이제는 존재를 아는 사람도 적지만 아무렇든간에 신춘향전이다

 
그런데 이 클램프의 (일본) 역사관이 엉망진창이다?
그렇다. 딱 평균의 일본인보다 살짝 딥하게 뒤죽박죽으로 비뚤어져있다.
 

요새 세상에 일본인이 욱일기좀 쓸수 있지~

 

 
자위대가 욱일기 달고 제주도에서 하는 한미일 연합훈련에 기어들어오는 마당에
일본인이 고릿짝적에 욱일기 좀 썼기로서니 큰 흠은 아니다. (반어법이다)
 

클램프 학원탐정단

 
욱일기 모티브에 나치 혹은 이탈리안 파시스트 경례를 쓰까도 옛날 일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반어법이다 2)
 

게이트 세븐 주인공 (풍신수길;환생)

 
게이트 세븐이라고 (연재 중단됐지만) 전국시대 인물들이 현대에 되살아나 오니와 함께 세력전을 벌인다는 내용의 만화 주인공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임진왜란을 일으킨 그 풍신수길 맞다)고 이 풍신수길(환생)이 아방방하게 오사카와 교토를 사랑한 순수한 새럼처럼 묘사되고 도쿠가와 쇼군(환생)이 상종못할 극악 싸패 범죄자 또라이 악역으로 나오긴 하지만 이것도 임진왜란때문에 풍신수길에 알러지반응 일으키는 2등황국신민 조선인이나 신경쓰는 물건이지 크게 문제될 사항은 아니다. (반어법이다 3)
 

게이트 세븐 상종못할 악역 (도쿠가와 이에미츠;환생)

 
가벼운 잽쯤이야 이정도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클램프는 야스쿠니 신사를 미치도록 사랑한다.
 

 
이 페이지까지 들어왔으면 사실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개요를 설명하자.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인들이 전쟁에서 싸우다 전사한 이들을 신으로 앉히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그게 뭐? 싶은 사람을 위해 좀 더 설명을 들어가자,
여기 주저 앉혀놓은 신중에서 1,048명이 국제 군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고 이중 14명이 A급 전쟁범죄자다.
이 전범들을 합사해놓은 전쟁신사에 국가수반인 총리가 참배를 하느냐 마느냐로 일본이 구 제국주의 범죄를 반성하는지에 대해 구일본제국의 피식민국가와 마찰을 빚곤 한다. 이걸로 고이즈미와 아베가 한국, 중국과 기싸움 드럽게 많이 했다.
참고로 강제징용된 조선인 2만 천명, 대만인 2만 7천명도 합사중이며 위패(영새라고 유사 위패역할을 하는 종이를 쓰긴 하는데 맥락상 그냥 위패다) 빼라는 유족 및 피해국가의 요구는 들은척도 하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해서 "전쟁에서 죽은 사람이 강제적으로 끌려왔건 아니면 적극적인 전쟁범죄자건간에 상관 없이 '나라를 위해 죽은 호국보훈의 영령이므로' 일괄적으로 신으로 주저앉혀놓고 제사를 지내겠다. 이들은 우리 나라를 지키는 호국영령들이다!" 라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빌어먹을놈의 군국주의 망령 총본산 같은 신사다. 덕분에 일본 내 군국주의자, 제국주의자, 우익세력들의 성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쯤되면 이 야스쿠니 신사라는게 제대로 비뚤어진 제국주의 우상화와 군국주의 정당화를 전통 혹은 종교라는 핑계로 방어하고 있는 제국주의 망령의 총체라는걸 알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클램프는 이 야스쿠니 신사를 너무나도 사랑한다.
 

동경바빌론 4권 견신 에피소드

 
작내 서술만 보면 야스쿠니가 무슨 뉴욕 센트럴 파크같은 도심속 흙과 나무가 존재하는 자연과 벗삼은 종교공간처럼 스쳐지나가기 딱 좋은데 애초에 야스쿠니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제국주의 미화와 우익적 행보를 위해 엄숙하고 근엄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것이 야스쿠니다. 지키고 있는 경비인력도 꽤 되는 살벌한 공간이다. 
 
일본인들이야 머리꽃밭 감성으로 야스쿠니 신사 벚꽃이 예뻐요~ 여러분도 한 번 보러 오시면? 이따위 헛소리로 사람을 긁는데 그 예쁘다는 벚나무 한그루마다 2차대전 참전한 일본군 부대명 및 일본 전범의 이름을 정성스레 붙이고 팻말도 달아놓았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군국주의고 제국주의다.
 
어쨌거나 우리의 클램프는 딱히 이런 꽃밭인척 하는 개소리로 회피하지 않고 우직하게 정면돌파한다.
야스쿠니와 벚꽃을 연결해 아방방 예쁜게 예쁜거고 좋은게 좋은거죠 식으로 회피기동하지 않고 꿋꿋하게 본래의 엄숙한 호국ㅋ영령ㅋ의 공간 본연의 형태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위의 동경바빌론에서야 센트럴파크st 도심속 녹지공간처럼 언급하고 지나간다지만 X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동경과 더불어 전세계를 지키는 절대 파괴되어서는 안되는 결계중 한 곳으로 등장한다
작품 초반부부터 나오다가 후반부에는 아예 주요사건이 일어나는 중요배경으로 자리잡는다.
 

 
 
이 뿐이랴 카드캡터 체리 애니판에서도 당당하게 등장한다.
 

 
신사에 체험학습 가는류의 에피소드인데 도쿄 바닥에 신사가 하나둘이 아닐진대 굳이 구우우욷이 야스쿠니를 집어넣는 의도가 음침하다. 그중에서도 국화문양만 살짝 지워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점이 아주 화룡점정이다. 더불어 야스쿠니는 본전에 참배하려면 이만원 가량 내야 한다.
 
이건 작품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이잖아욧?! 이라고 하기에 카캡사는 애초에 클램프가 제작에 깊게 참여하는 애니로 워낙에 유명했다. 메이링의 존재라던가 기타등등 세세한부분까지 제작에 참여한걸로 유명했는데 긍정적일때는 제작참여로 어필하고 부정적이고 일관적인 주제에서만 발뺌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본인인 사쿠라나 토모요는 그렇다치고 홍콩국적인 샤오랑 역시 얄짤없이 야스쿠니로 참배를 보내버린다.
 
일본 신사는 다 야스쿠니처럼 생겼을수도 있잖아?! 라고 현실도피를 하고 싶을수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야스쿠니는 제법 독특한 외관을 가진 축이다.
야스쿠니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일왕가의 국화무늬가 그려진 흰 천은 빠졌지만 특유의 녹색지붕과 엄숙한 분위기를 위해 단청을 뺀 갈색 구조물은 도쿄에 위치한 다른 유명신사들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특징적 요소다.
 
방문해볼만한 도쿄의 10개 유명 신사들 페이지를 참조해봐도 좋을 것이다. (물론 이 목록에도 야스쿠니는 당당하게 들어가 있어 사람의 속을 뒤집어놓는다)
 

동경 대신사
동경 메이지신사(명치신사)

 

신주쿠 하나조노 신사

 
다들 생김새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소리다.
 
그나마 제일 유사하게 생긴게 아키하바라 근처의 칸다묘진인데 그건 아래와 같이 생겼다.
 

칸다묘진

 
민트색 지붕은 동일하지만 사자상이나 등불, 붉게 주칠되어있는 지붕 하부 구조물과 옆으로 보이는 부속 건물등등이 전혀 다르며 도심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배경에도 다른 현대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어떻든간에 평범하게 역사관 빻은 머리 꽃밭 일본인 평균보다도 좀 더 적극적이고 딥하게 제국주의(혹은 야스쿠니 신사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지한파 만화창작집단 클램프다.
 
일본문화 좋아한다고 일본의 역사관을 그대로 따라가는게 아니듯이, 어떤 일본인이 친한파(지한파)에 한국문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한국의 역사관을 따라가거나 제국주의에 대한 관점이 똑바로 서 있는것이 아니다.
 
특정 나라의 문화를 좋아하는것과 전반적 역사관 및 제국주의에 대한 인식이 바로 서 있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두개를 혼동해 같은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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