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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에화 가챠게임이 싫다(feat. AI 딸깍충)

싫은 것이 싫어서

by gonna 2024. 11. 1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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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에화 가챠로 인물/배경/서사 등 작품 주요요소를 구성하기... 까놓고 제일 간단하고 알기쉽게 말해 페그오식 구성을 몹시 싫어하는데
AI 딸깍충과 'AI 일러? 그거 무료야?' 하는 가성비충 사장들이 범람하는 이 세태가 되어 한번 더 확실하게 깨달았다
모에화 가챠식 구성이란게 AI 딸깍충들과 정확히 본질이 같아서 싫다.
 
 
1. 무차별 크롤링과 소모적인 소비, 자료 데이터베이스 및 검색어 오염
서사, 배경, 인물 등 기존의 IP(지적재산권)를 무차별적으로 크롤링(사실상 도적질)해다가 자기 좋을대로 써먹고 '궁극적으로 너에게도 이득이 되는 일'이라거나 '네가 싫어해도 이는 저항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 같은 뇌빠진 소리나 하는데
무슨 말로 포장을 해도 본질은 기존 창작자의 IP를 도둑질해내서 원본에 대한 존중은 1도 없이 납작하게 짓누르고 딸깍딸깍 클릭해서 열화시킨 야짤을 생성하는데 사용할 뿐이라는게 아주 똑같다.
 
뭘 어떻게 봐도 그냥 도둑질인데 이 과정에서 원작 혹은 원본의 오리지널리티가 갖고있는 이미지, 아우라, 고유성을 훼손당해서 직접적 피해를 입어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점도 빼다 박았다.
한 작가 혹은 한 국가나 문화권의 서사와 인물을 뚜룩쳐다 납작하게 짓눌러서 소모적으로 소비해버리는데 그 과정에서 원본의 고유성과 아우라가 훼손되고 역으로 검색어 오염따위가 일어나서 원전 자체가 도리어 역으로 피해입는게 한두번이 아니다.
 
AI충들이 학습시키는 유명 그림작가나 호감도 높던 그림체를 갖고 있던 사람들이 역으로 'AI 그림체'라면서 비웃음당하거나 'AI 쓴게 아닌지 소명하라'는 어이없는 말에 과정샷이나 러프를 올렸다가 그것까지 러프 AI라며 도둑맞는거 보는 거랑 똑같은 기분.
 
심지어 요새는 AI 짤들이 핀터레스트, 검색엔진은 물론이고 픽사베이같은곳까지 범람해서 기존 자료 데이터베이스를 적극적으로 오염시키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원본 IP와 모에화 가챠게임을 보는 시선이 딱 이렇다

페이트 시리즈의 유명한 검색어 오염

 
 
2.극한의 가성비충
일러스트레이터한테 시간과 페이 주는게 아니라 그냥 인터넷 미드저니 들어가서 딸깍거리면 광고용 이미지가 공짜로 쏟아진다는 말에 혹해서 그간 일러 쓰지도 않던 놈들이 급 AI 일러 광고를 올리거나 뭔 되도않는 AI 게임광고나 싸구려 비주얼노벨 광고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AI 일러를 사용한!' 이따위 문구 붙어있는게 요새 자주 보이는데 그거 보는 기분이다.
 
학습이 아니라 그냥 무차별 크롤링이고 원본 혹은 그 소유자가 학습 거부 의사를 밝혀도 무시하고 들고가는 사실상 도둑질일 뿐인데 이 소위 학습형... AI 일러스트가 모에화 가챠게의 구성방식과 동일하다.
 

개별 작품 내에서 시간과 지면을 들여서 배경과 인물을 설명하고 그들이 만나서 서사를 쌓아나가는 게 아니라 가챠 시스템에 대한 간소한 설명(ex:성배전쟁, 성좌후원, 만신전, 진수부, 혼마루, 컴퍼니)만 대강 만들어두고 나머지 인물과 그 인물의 배경 및 서사 모두 기존에 존재하는 강력하고 매력적인, 사전에 이미 흥해 있어서 성공을 보장하기까지 하는 기존 공식을 훔쳐오면 그야 무엇보다 편하겠지.

 
개별 작품으로 인물, 배경, 서사, 개념, 관점을 직접 제시하고 빌드업하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그냥 기존에 반짝거리는 괜찮아보이는 소재를 뚜룩쳐다 납작하게 짓눌러서 말 그대로 일회성에 가깝게 소비해버리고 끝내버린다.
 
예전에는 이렇게 기존의 IP를 가져다 조립해서 내놓는걸 2차창작으로 취급했는데 모에화 가챠게임이 흥하고 모에화 가챠게임 그 자체가 흥행공식이 되면서 이게 너무나 당연한 정식 가성비 창작법이 되어버리고 정작 이렇게 만들어진 모에화 가챠게임들 역시 일회용 소비재가 되면서 소비 사이클이라고 해야하나 컨텐츠 소모 사이클이 미쳐버린것처럼 돌아가는것도 최악이다.
 
좀 가까이서 쉽게 접할수 있는 예라면 게임광고로 매년 쏟아지는 삼국지 가챠게임을 떠올리면 편할 것이다. 삼국지 연의와 코에이 삼국지의 이미지적 IP를 그냥 쉽게 소비사이클 돌려서 페이투윈 과금 뽑아내고 1년 지나면 섭종하는 수많은 삼국지 게임이 결국 삼국지 이미지도 쉰내나는 아재게임 아니냐;; 로 만든 사례가 있듯이 모에화 가챠게임식 구성은 소재와 컨텐츠에게는 최악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보다도 더 직관적으로 와닿는 AI 삼국지 표지

 
3.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개념 혹은 존재에 대한 미화
이건 AI 딸깍충과는 딱히 유사점이 없지만 사실상 모에화가챠의 제일 심각한 문제점이기도 하다.
전범, 흉악범 같은 범죄자는 말할것도 없고 전함, 전차, 총기나 검 같은 실제 범죄나 살상사건을 일으키며 피해자가 엄연히 실존하는 기존의 존재를 그대로 끌고와 가차없이 모에화해버린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문제지만 동시에 단순 모에화 가챠게임이기때문에 독립된 개별 작품내의 독자적 존재로서 쌓아놓은 서사, 배경, 특성이 없어서 이렇게 텅텅 비어있는 부분을 원본의 사소한 요소나 세부사항을 끌어와서 그대로 가져다 넣고 팬들도 모에화된 별개의 작품 내 개별 개체를 소비하는게 아니라 원본의 일화나 특성, 디테일을 가져와서 반쯤 융합시켜 소비하고 재생산하면 이걸 또 공식에서 가져가 채용하는 환장의 사이클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애초 문제가 있는 원본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가 있는 소재에 대한 모에화/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원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판하면 이번에는 공식이고 팬덤이고 '아 원본과는 관계없는 모에화 뽑기게임 내의  별개 존재로 봐주길 바란다데스^^;;' 하며 유체이탈 화법으로 빠져나간다. 이렇게 논점을 흐리기만 하면 차라리 양반이다. 적반하장으로 원본은 지적받은 일을 한적이 없다며 적극적으로 사실왜곡을 시도하는게 공식과 비공식(팬덤혹은 제작자의 비공식 채널)의 통상기동이다.
 
가성비충 짓하며 자기 좋을 때에는 편한대로 서사, 디테일, 배경, 인물 죄다 들어내서 고대로 가져다 놓고 미화를 치덕치덕 발라놓는 주제에 문제가 생기거나 이를 지적받으면 '우리 콩고쨩은 실제 2차대전기에 진수된 전함 콩고랑은 다른 모에화된 함대컬렉션 속의 칸무스 콩고쟈응인데 왜 최애와 최애빠는 나를 쥐어팸? 현실과 픽션 구분 못함?' 이러면서 역으로 피해자 코스프레와 적극적 사실왜곡에 들어간다. (대표적 모에가챠게임이었던 칸코레로 예시를 들었지만 사실 한국국적의 남성 칸코레 유저는 절대 저런말 하지 않았다. 그들은 저런 변명이나 회피기동조차 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어~ 나 하반신 매국노~ 니는 애국노~근데 스시녀한테 박O면 이거야말로 애국 아니냐?'가 기본 스탠스였다.)
 
이렇게 원본과 모에화가 융합된 최악의 혼종이 되어서 미화와 모에화는 뇌절에 뇌절을 거듭하며 진행되고, 문제점이나 실제 범죄사실은 부정되고 왜곡당하면서 원본에 대한 궁극적 미화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간다.  
 
페이트, 헤타리아, 함대컬렉션(칸코레), 문호스트레이독스(문스독), 도검난무, 림버스컴퍼니 모두 여기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대충 헤타리아가 얘기되던 2006년즈음부터 2024년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늘 한결같았다.
 

내가 무슨말을 할 지 이미 알고 있겠지

 
 
상술한 이유들 때문에 나는 모에화 가챠게임(혹은 모에화 가챠게임식 구성의 창작물)이 지독히도 싫다.
 
아 물론 AI 일러스트의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선호받는 조회수 높은 그림들의 중간값을 표방한 미형 그림이듯이
이런 모에화 가챠게임은 기존의 성공 공식(인물, 서사)을 대놓고 가져다 꼴라주한거기때문에 크고작은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 소비자가 이런것들에서 매력을 느끼는건 잘못이 아니다.
그런데 내가 매력을 느끼고 애정을 가진게 공격받는다고 느끼자마자 반사적으로 남을 공격하거나, 그게 본질적으로 빻아 있다거나 원본이 이미 있는 표절(혹은 도둑질)의 결과물이라는걸 인정하지 못하고 원본 혹은 문제를 지적한 사람을 공격하고 지적한 일 같은건 사실 없었던 일이라고 적극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는건 큰 잘못이다.
 
내가 사랑하는게 처음부터 글러먹은 혹은 진짜 리얼 범죄사건 소재로 만들어져 그걸 대놓고 미화하는 빻장이라는걸 인정하는건 힘든 일이다. 애정이 인지를 후려치는 탓에 최대한 모르쇠하고 덮고 넘어가고 싶어하기도 하고, 내가 빻은 물건을 사랑한다는점이나 빻은걸 사랑할만큼 내가 빻은 인간이라는 점 혹은 내 안의 일부분이 빻아있다는걸 인정하는건 매우 힘들며, 힘든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모에화 가챠게임을 빠는 사람 모두를 비난하거나 후려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모에화 가챠게임식 구성을 적극 권장하고 소비하고 그걸 기반으로 문제점 지적이나 비판을 뭉개버리고 능동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는건 진짜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모에화 가챠게임과 모에화 가챠게임식 구성을 한 컨텐츠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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