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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있는 황소'는 인디언의 이름이 아니다

싫은 것이 싫어서

by gonna 2024. 11. 11.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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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인디언이라는 명칭부터가 자기들이 도착한곳이 북미대륙이 아니라 인도대륙이라고 착각했던 유럽놈들이 북미 원주민들을 '인도인'이라고 불렀던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인디언이 아니라 북미대륙 원주민(네이티브 아메리칸)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인디언이라는 말이 너무나 널리 퍼져 있어서 직관성을 위해 제목을 저렇게 했다.
 
어디선가 들어본적도 있는 것 같은 인디언 네임, '앉아있는 황소' 혹은 '시팅 불'은 일단은 사람의 이름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디언의 작명방식을 따른 것만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인디언-그러니까 네이티브 아메리칸은 그딴식으로 이름을 짓지 않습니다 

스피리추얼 메디신셀러 류시화가 북미원주민을 자연을 벗삼아 자유롭게 사는 이제는 멸망한 신비종족인것처럼 낸 책의 표지를 담당하고 있는 이 새럼이 바로 앉아있는 황소, 타탕카씨다.
 
우리는 인디언이라고 알려진 이 북미원주민들의 이름만큼은 묘한 작명법으로 이뤄졌다고들 알고있는데, 이거 전부 미국 양키들 왜곡의 결과물이다. 'Sitting bull' 이라는 명칭은 북미 원주민인 '타탕카 이요탕카'의 이름을 그대로 부르지 않고 그게 무슨 뜻인지 굳이굳이 의역해서 표기한 명칭이기 때문이다.
 
그게 뭐 어때서? 싶을수도 있지만 사실 이건 김다혜라는 이름을 kim da hye라고 적지 않고 A lot of grace - Golden이라고 적거나 한강이라는 이름을  Han Kang 이 아니라 Big River, 혹은 Big water 라고 표기하고 그렇게 부르는거나 마찬가지 행동이다.
하는 김에 서울도 Seoul 이라고 부르지 않고 'Ironed fence'라고 도시 이름을 바꿔 부르는 게 좋겠다.
 
뭔가 스피리추얼하니 자연과 합일되는 것만 같은 Zen 뽕을 채우기엔 좋겠지만 딱히 대상을 존중하지는 않고 그 대상을 같은 인간이 아니라 뭔가 자연과 합일된 영적인 야만인으로 대상화하고 한정짓는 짓이다.
 

이런 식으로 흥미 본위로 만들어서 야 판타지 지도같다 뭔가 스피리추얼한데 하고 웃고 지나가기엔 좋겠지만
정식 명칭을 진짜 이따위로 번역하는건 싸우자는 소리지...
 
그런데? 이따위 명칭번역을 실제 모든 명사에 강제적용당하다 못해 그 강제적용당한 영어번역이름이 '특이한 이름짓기 방식'이라며 전세계에 잘못 퍼진 민족과 문화권이 있다? 뿌슝빠슝!
 

그게 바로 북미 원주민들이다. 이새럼은 앉아있는 황소가 아니라 타탕카 이요탕카(혹은 이요타케)씨다.
 
 
이런식으로 어원을 밝힌답시고 고유명사를 해체해서 의역하는 짓을 서역인들 자신에게도 한 번 똑같이 해줘보자.
 
여기에 Peter Smith라는 해맑은 백인남성이 하나 있다고 가정해보자.
피터는 기독교의 사도 베드로에서 온 이름이고 베드로의 어원은 케파로 반석, 즉 바위라는 뜻이다. 고로 네 이름은 이제부터 peter가 아니라 rock이다.
스미스는 이 해맑은 백인남성의 선조가 대장장이였다는 것을 밝혀주는 성이니까 blacksmith라는 원형을 가져오자.
자 그럼 우리의 피터 스미스씨의 이름은 rock blacksmith, 즉 '쇠 두드리는 검은 바위'라는 스피리추얼한 인디언 네임이 완성!
 
같은 식으로 우리가 아는 해리 포터의 이름을 인디언식으로 바꿔보자.
harry라는 이름은 프랑스 남자이름 앙리 henri, 독일 남자이름 하인리히에서 온 이름으로 뜻은 대충 '집의 지배자'라는 뜻이다.
고로 master of the home이 그의 이름이다.
포터라는 성은 위의 스미스와 마찬가지로 옹기장이라는 뜻이니 좀 더 직관적으로 the potmaker라고 해보자.
그러면 해리포터씨는 이제 master of the home - the potmaker 가 됐다.
이걸 한번 더 한국어 직역해서 '집을 지배하는 옹기장이', 의역의 의역을 거쳐서 좀 더 스피리추얼하게 '불가를 지키는 옹기장이'라는 이름이 도출된다.
 

아앗 불가를 지키는 옹기장이킁...

 

노예상 가문의 오이가 한국 들어와서 합장하고 다닌거랑 마찬가지 행동이다.
같은 방식으로 노예상 가문의 오이씨는 '축성된 불에 그을린 장애물 더미'라는 이름을 점지받게 된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구...
 
인디언 네임이란건 사실 존재조차 하지 않은 창작된 산물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을 강제적으로 신비화하고 동시에 탈인간화하는 문화식민주의, 문화제국주의자들의 횡포다.
 

국중박 네이티브 아메리칸 전시에 어떤놈이 개짓해놓은 화면

 
누가 한국인 작명방식이라면서 이렇게 말도 안되는 정보를 퍼뜨리다 못해 전세계에 이런 오해가 퍼져있다면 단순히 기분 구린 정도를 지나 어떤 거대한 막막함과 억울함을 느낄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잘못된 정보가 들어와 크게 퍼진건 아마 케빈 코스트너의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 때문인데, 이 영화도 세상의 풍파를 겪은 애착대상을 잃은 백인남자가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스피리추얼한 인디언들에게 그들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져 인디언 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지은게 '늑대와 함께 춤을'이라는 내용의 전형적인 신비화 탈인간화 내용이다...
 
우리만이라도 제대로 된 사실을 알아두도록 하자. 인디언-네이티브 아메리칸이라고 딱히 다른 민족이나 문화권과 다르게 구별되는 특이하고 영적인 작명방식을 가진게 아니라 양키들이 강제적으로 영적이고 비인간적인 작명방식을 북미 원주민에게 강요하고 그걸 전세계로 퍼뜨렸다는 사실을...
 
북미 원주민은 역사속에 사라진 아련하고 신비한 영적인 도도새가 아니라 지금도 엄연히 살아있고 개빡세게 차별받는 중인 새럼들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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